•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호텔롯데 상장 무기한 연기, 롯데 경영권 분쟁 '재점화'

영향력 커진 광윤사, 신동주 전 부회장 반전 기회?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8.02.14 11:39:27

[프라임경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뉴 롯데'가 수렁에 빠졌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형제의 난'을 통해 경영권 안정을 찾은 신동빈 롯데회장이 이번엔 법정구속이라는 법원 판결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신 회장이 K스포츠 재단에 건넨 70억원을 뇌물로 인정하고 징역 2년6개월과 추징금 70억원을 선고하며 법정 구속했다. 

신 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로 호텔롯데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롯데는 황각규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한다는 방침이지만, 신동빈 회장 체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 불투명…신동주 "신동빈 사임해야" 

이번 법정구속으로 국내에만 91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순위 5위의 롯데그룹은 창립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오너 부재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해온 지주사 전환 작업이 무기한 연기될 여지도 남았다. 

롯데의 지주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개선은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 상장이 핵심이다. 당초 롯데는 호텔롯데를 우선 상장하고 이를 중심으로 유통, 식품, 화학 등의 여타 계열사들을 합병하는 안을 추진해왔다. 

호텔롯데는 최대주주가 일본 롯데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지분율 19.07%)인데다 여타 일본 롯데 계열사의 지분율이 99.28%에 달하는 등 지분구조가 여전히 일본에 종속돼있다. 

또한 아직 롯데지주에 편입되지 못한 롯데물산과 롯데케미칼 역시 일본 롯데홀딩스와 L1~L12 투자회사가 지배구조 고리를 100% 지배하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상장하는 과정에서 구주 매출을 통해 일본 계열사들의 지분율을 절반 이하로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함께 향후 여타 계열사들과 합병 과정을 거치면서 추가적으로 일본 회사들의 지분율을 최대한 낮출 계획이었다.

그러나 법정구속으로 호텔롯데의 상장은 무기한 연장된 상태다. 한국거래소가 기업 상장 요건 심사 시 회사의 경영 투명성 결격 사유를 주요 평가 항목 중 하나로 본다는 점에서 신 회장의 구속은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에 장애요소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상장이 무산되면 지주사 체제 완성은 물론 일본 롯데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것도 여의치 않게 된다.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광윤사(고쥰사, 光潤社)의 최대주주는 신동주 전 부회장인데, 광윤사는 롯데홀딩스의 지분 28.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여전히 남았다고 보는 이유도 이 같은 지분 구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 회장의 구속은 일본 경영진에 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과 함께 광윤사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신 전 부회장의 입지도 다시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광윤사 등기이사 명단에 부인 조은주씨를 등록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지금까지 수차례 검찰조사를 받으면서도 일본 롯데 경영진과 투자자에게 "재판에 성실히 임해 무죄를 밝히겠다"며 지지를 요청했고 이에 일본 경영진은 신 회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줄곧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일본 주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일본 롯데 경영진이 신 회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며 "신 회장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일본 주주들을 무리하게 봉합한 것이 이번 사태를 통해 터질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일본은 경영진의 도덕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일본 롯데 신 회장의 지위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 더해 일각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작년에 한국 롯데 계열사의 주식을 팔아 확보한 자금으로 일본에서 영향력을 늘리거나, 호텔롯데 주식을 매입하는 등 반전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신 전 부회장은 14일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는 '롯데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임' 일본 사이트에 광윤사 대표 명의로 '신동빈 회장에 대한 유죄판결과 징역형의 집행에 대해서'라는 제목의 입장자료를 내놨다.  

그는 "롯데 그룹에서 한일 양측의 대표자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횡령·배임, 뇌물 공여 등 각종 범죄 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된 것은 롯데그룹의 70년 역사상 전대 미문의 사건이며, 지극히 우려스러운 사태"라고 전제했다.

또 "신동빈 씨의 즉시 사임, 해임은 물론 회사의 근본적인 쇄신과 살리기가 롯데그룹에서 있어서 불가결하고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임은 분명하다"고 첨언했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1터미널 철수, 월드타워점도 위기?

13일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중 일부 반납을 결정짓고 인천공항공사에 철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접수했다.

롯데면세점은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하고 탑승동 등 나머지 3개 사업권(DF1, DF5, DF8)을 반납하기로 했다. 이후 내달 중 인천공항공사로부터 해지 승인을 받으면 120일간 연장영업 후 철수하게 된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 보복으로 면세점 실적이 악화된 와중에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임대료 부담까지 늘어난 것도 철수를 결정하게 된 요인이 됐다. 

▲신동빈 롯데 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로 호텔롯데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뉴스1


롯데는 인천공항 제1 터미널 일부 면세점을 철수하는 동시에 시내면세점과 해외사업에 집중한다는 구상을 알렸다. 

그러나 이번 선고로 당장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도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 면세점 특허와 관련해 신 회장이 명시적으로 청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지만 묵시적 청탁임은 인정할 수 있다는 게 재판부 판결의 요지다. 

관세법은 특허신청업체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 특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관세청은 롯데의 면세특허 취소 여부를 놓고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관세청 측은 충분한 법리검토를 거쳐 롯데 면세 특허취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롯데로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이 뇌물을 받고 관련 부처에 압력을 행사한 것은 물론, 그 압력이 특허 심사에 영향을 미친 사실이 최종 인정되면 면허 취소가 불가피하다. 

롯데면세점 측은 뇌물죄 인정만으로 월드타워점 특허가 취소되는 것은 아닌 만큼 일단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특허 취소를 위해서는 관세법 저촉 여부가 확인돼야 한다"며 "특허 취득 과정에 위법한 요소가 없기 때문에 월드타워점 특허에는 문제가 없다"고 응대했다. 

한편 롯데는 지난 2016년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방침이 정해지면서, 같은 해 12월 월드타워점 사업권을 따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배너
배너
배너

프라임TV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