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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강력하고 '눈은 안 달린' 폭탄정책들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3.02 10:55:57

[프라임경제] 정책은 효과적이어야 한다. 또한 엄정하게 집행돼야 한다. 그런데 정부 정책들을 보면 가끔 걱정스러울 때가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회 부조리 개선이나 삶의 질 개선에 대한 열망도 높고, 행정 각 부처에서도 적극적인 정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문제적 정책은 요새도 종종 등장하는 것 같다.

박근혜 정부 대비 정책 방향이 크게 변하면서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 각 부처의 힘겨움이 커진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설계나 검토 단계에서 세심함이 부족한 결과물이 나오는 게 아닌지 의구심과 아쉬움이 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예를 들어, 청약가점제에서 '부양가족수 배점'이 지나치게 높게 매겨져 있다.
청약가점제에 따르면, 무주택기간(32점 만점)과 부양가족수(35점 만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 만점)으로 점수(총 84점 만점)를 매겨 점수가 높은 사람이 우선적으로 당첨된다.

뜻은 좋다. 무주택 서민과 노부모 등 부양가족에게 유리하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째, 형평성 문제가 불거진다. 무주택기간이 1년 미만부터 15년 이상까지 1년 단위로 2점씩 점수가 부과되는데, 부양가족 1명당 점수는 5점에 달한다. 지나친 가점 폭이라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다. 부양가족을 가짜로 올려놓는 경우, 즉 주소만 옮겨두는 문제가 지적된다. 혜택은 크고, 단속은 사실상 쉽지 않으니 부정 유혹이 크다. 부정한 신청자에 밀려 허탈한 결과를 받아드는 이들의 불만은 어떻게 달랠 것인가? 강력하기만 하고 눈 먼 정책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이 문제는 해당 부처에서 손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기는 했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강력한 대책도 우려를 자아낸다. 미세먼지를 감소시키겠다며 중·소형 경유차의 매연 정기검사와 정밀검사 기준을 강화키로 했다. 이륜차(오토바이) 매연 정기검사 대상도 대형에서 중소형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 규칙 개정령이 2일부터 당장 시행된들 미세먼지가 우리 하늘에서 막바로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난망하다. 미세먼저 주범 중 상당 부분은 주지하다시피 중국에서 온다는 의혹이 있다.

그런데, 중국 등 해외 대책도 제대로 내놓지 못하면서 서민의 생계유지용인 경유차와 이륜차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피해는 크고 정적 정책 효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강한 카드를 꺼내는 것은 좋지만, 다른 정책 목적과의 상관 관계나 전체적인 그림, 집행 능력 등을 고려하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일단 써 보고 고치는 식의 대책은 민생 현장에 눈이 달리지 않은 폭탄을 떨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아니, 만만한 곳에만 폭탄을 떨군다는 혐의로까지 못 볼 바가 아니다. 이런 원망을 당국이 받는 것은 행정 시스템에 이미 산적한 적폐를 제대로 치우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크고 새로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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