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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포스코 ①] '철강 왕국' 포스코의 '잃어버린 10년'

무분별한 해외 M&A와 계열사 헐값에 정리 '부채 급증'

전훈식·장귀용 기자 | chs·cgy2@newsprime.co.kr | 2019.03.11 19:19:20

[프라임경제] 포스코(005490)가 근래 8년간 급증한 부채로 인해 '경영 실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인지 주가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국세낭비'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영 책임론이 대두, 정부가 '빚더미 포스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본지는 '경영 실패 논란'의 포스코와 관련해 첫 번째 순서로 현재 재무 상태와 부채를 진단하고, 실질적 원인 및 배경에 대해 조명한다. 

포스코가 지난 2007년부터 진행된 부채 급증과 관련해 무차별적인 계열사 M&A 및 처분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한 갑론을박이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차세대 미래 먹거리 확보'라는 명목 아래 지난 2007년 당시 85개에 그쳤던 계열사를 2014년 기준 338개까지 늘리면서 일명 '문어발식 경영'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2007년(연결기준) 당시 11조원에 그쳤던 부채도 2014년 40조 규모로 증가했으며, 2017년 기준 부채 금액이 여전히 31조원으로,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틀에 하나' 계열사 M&A…등가교환 무색한 '빚잔치'

"7년 만에 연결기준 영업이익 5조원대 복귀. 6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대 달성."

포스코는 지난 1월30일 기업 설명회를 통해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이 같이 공시했지만, 불과 1년 전 공시 자료를 살펴보면 현실적인 의문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포스코 10년간 영업이익은 5조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부채는 11조에서 31조로 오히려 3배 가량 늘어났다. 영업이익률 역시 2007년 15.6% 절반 수준인 7.6%로 하락했다. 

▲포스코 연결감사보고서 상 종속기업·지분법연결기업 등 증감추이. 2011년에만 160개 계열사가 늘어난 모습. ⓒ 프라임경제



포스코는 '영업이익 5조원 복귀와 6분기 연속 1조원 이상 영업이익 달성'이라는 실적만을 내세우고 있지만, 해외 신용평가인 S&P 신용 등급 A에서 등급 BBB+이 하락한 2012년 이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즉, 천문학적인 부채와 신용 하락에 단기 실적 맞추기에 급급해 자칫 기업 체질 개선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포스코 부채 증가는 2007년 85개 계열사가 2014년 338개로 대폭 늘어나면서 매입과 정리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이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며 "이외에도 송도사옥 등 부동산 매각 과정에 발생한 손해와 펀드운용 실패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말 85개였던 계열사는 2014년 말 338개로 증가했다. 특히 2011년 1년간 무려 160개 계열사가 증가했으며, 이는 2~3일에 걸쳐 계열사가 하나씩 늘어난 셈이다. 

물론 포스코는 이런 과정을 통해 매출을 2배 가량 늘렸지만, 영업이익률은 10.7%p(15.6%→4.9%)감소했다. 여기에 부채도 11조에서 40조로 확대되면서 국제신용등급이 2~3단계 하락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2007년 이전까지 50% 미만이었던 부채비율도 2008년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계열사가 160개까지 늘어난 2011년에는 90%로 급등하고, 2014년까지 90%대 수준으로 고착화하기도 했다. 그나마 지난해 3분기 기준 69.2%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여러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포스코가 계열사 정리 등을 통해 부채 비율을 70%까지 끌어 내렸으나, 기업논리 중 기본인 '등가교환'과는 거리가 멀게도 여전히 빚잔치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7년 EPC에쿼티스(영국)와 산토스CMI(에콰도르) 매각 건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2011년 2월 EPC에쿼티스와 산토스CMI 지분을 800억원에 인수한 후 유상증자 및 자금대여 방법 등을 통해 120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특히 이 중 917억원은 두 회사 매각 직전인 2017년 1분기에 이뤄졌다. 포스코건설이 2016년 12월26일 이사회결의를 통해 종속기업인 EPC에쿼티스와 산토스CMI 보유지분 전부에 대한 조건부 매각을 결의했다는 사실이다. 이미 매각이 결정된 회사에 917억원이라는 자금을 투입한 것이다. 

그리고 2017년 1분기에 매각이 진행됐다. 이들 회사 매각 비용은△EPC 에쿼티스 0원 △산토스CMI 60억원에 그쳤다. 매각 전 917억원 증자와 더불어 회사 매각 내용은 모두 2017년 5월15일 발표된 분기보고서에 기재됐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자료들을 바탕으로 지난 1월 포스코건설 감리에 착수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포스코 대부분 계열사 늘리기와 정리과정이 이런 사례와 유사한 구조를 띈다"며 "특히 국내보다 확인이 어려운 해외 M&A를 통한 계열사 증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주목했다. 

실제 해외신용평가사인 S&P는 신용등급을 2007년 기준 A에서 A-로 하향 조정한 2011년 포스코 계열사는 △국내 53개 △해외 107개가 늘어났으며, 이듬해인 2012년 BBB+로 하락했다. 

◆태생적 한계, CEO 중도 퇴진 '악순환'

아울러 대일청구권(1억1948만달러)으로 만들어진 포스코는 공적 성격을 지녔음에도, 오너십이 없는 태생적 한계 탓인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홍역을 치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정부 지분 매각을 통해 민영화 됐으나, 각종 외풍과 의혹에 시달리면서 최고경영자(CEO)들이 중도 퇴진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공적 성격을 지닌 포스코는 오너십이 없는 태생적 한계 탓인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홍역을 치르고 있다. 왼쪽부터 정준양 전 회장·권오준 전 회장·최정우 회장. ⓒ 프라임경제


실제 초대 회장인 고 박태준 명예회장을 비롯해 △황경로 △정명식 △김만제 △유상부 등 회장이 임기 중 물러났다.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던 이구택 전 회장 역시 이명박 정부 출범 1년 뒤인 2009년에 세무조사 무마 청탁의혹으로 사임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1년 뒤인 2014년 물러난 정준양 전 회장은 부실기업인 성진지오텍을 인수해 회사에 1593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끼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증뢰(뇌물 제공)' 혐의를 받았다가 최근 무혐의 처분됐다.

정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측근 인물로 꼽힌다. 이 전 의원은 포스코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포스코는 당시 국정과제 '해외 자원개발'로 인해 제철 분야와 무관한 플랜트 관련 회사들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해외 자원개발 과정에서 이뤄진 성진지오텍 인수건의 경우, 포스코는 부채비율 9만 7500%나 되는 부실회사를 주당 두 배 가격인 1만6300원으로 1593억원을 주고 인수하기도 했다. 

전준양 전 회장 이후 취임한 권오준 전 회장 역시 정치권과의 결탁 의혹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김기춘 실장이 다음 포스코 회장을 권오준으로 지명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검(이후 특검)'에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진술한 내용이다. 

2013년 11월 당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사임의 뜻을 밝히자, 포스코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리기도 전에 김기춘 비서실장이 직접 차기 회장을 권오준 씨로 지명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포스코는 이듬해인 2014년 1월16일 열린 이사회에서 권오준 당시 기술부문 총괄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즉, 민간기업 포스코 '경영의 정점'인 회장 위에는 청와대가 존재했다. 청와대 허가 없인 인사를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정부에 장악된 상태로, 실제 권 전 회장은 청탁한 인사 민원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도 성실히 보고한다. 이런 권 전 회장도 문재인 출범 후 사퇴의 길을 걸었다.

포스코는 민영화 이후 회장 임명 때부터 정권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아 역대 회장들이 정경유착 비리를 반복적으로 저질러온 것도 사실이다. 재계에서는 포스코 회장 비운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임명 때부터 정권과의 관계에서 자유로운 인물이 선임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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