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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산토스CMI 인수' 강행…수백억 손실

[심층진단 포스코 ②] 내부문건 '인수기업 우려사항' 곳곳에 드러나

전훈식·장귀용 기자 | chs·cgy2@newsprime.co.kr | 2019.03.14 13:29:36

▲포스코건설이 2011년 2월 800억원에 인수한 EPC에쿼티스(영국) 및 산토스CMI(에콰도르)의 부실책임이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에게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포스코(005490)가 근래 8년간 급증한 부채로 인해 '경영 실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인지 주가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국세낭비'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영 책임론이 대두, 정부가 '빚더미 포스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본지는 '경영 실패 논란'의 포스코와 관련해 두 번째 순서로 '부실 인수' 논란 중심에 있는 산토스CMI 매입 추진을 살펴본다. 내부 문건을 통해 퍼즐을 맞춰보면 엄밀한 경영상 판단보다 정준양 전 회장의 의지로 추진된 사업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정황이 적지 않다. 
 
포스코건설이 2011년 2월 800억원에 인수한 EPC에쿼티스(영국) 및 산토스CMI(에콰도르)의 부실책임이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에게 있다는 의혹과 함께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에 대한 의구심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본지는 포스코 경영진이 2011년 에콰도르 현지 답사 당시 '포스코 패밀리 선포식' 일정 후 귀국한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사장이 주인공이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정 전 회장이 직접 전략보고를 받고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보이는 내부 자료를 입수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포스코의 제왕적 경영형태도 눈길을 끈다.
 
◆MB정부 자원외교, 포스코 해외사업 '무리수'  
 
이명박 정부 당시 자원외교는 뒷탈이 난 여러 대형사업으로 얼룩져 있다. MB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이 특사자격으로 에콰도르를 직접 방문할 정도로 정부 차원 관심사였다. 이때는 공교롭게도 포스코가 해외자원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한 시기와 맞물린다. 

이 전 의원과 정 전 회장은 에콰도르를 방문한 때 만나 함께 자원외교 사업을 타진하며,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임경제에서 입수한 2010년 11월24일 내부 이사회(경영기획본부 미래전략 그룹 작성) 자료. ⓒ 프라임경제


포스코의 경우 '주인 없는 기업'이라 역대 회장들이 정경유착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에 따라 MB 정부가 밀어 붙인 해외 자원개발 외교 핵심기업으로 활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로 인한 후유증은 천문학적인 부채로 돌아왔다. 특히 정 전 회장이 총 30조원을 투자한 해외자원개발 및 인수 합병도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대표 사례가 포스코건설이 2011년 2월 800억원에 인수한 산토스CMI(에콰도르)와 EPC에쿼티스(영국)다. 
 
본지가 입수한 2010년 포스코 내부자료를 살펴보면, 포스코는 당시 에콰도르 소재 산토스CMI를 대단히 높게 평가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994년 산토스(Santos)사와 CMI사 합병을 통해 탄생한 산토스CMI는 중남미 18국에서 130개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포스코 페루 발전 프로젝트 'Kallpa' 협력사였다. 
 
당시 중동시장 경쟁 심화 및 신시장 개척이라는 이유를 들어, 포스코는 남미시장을 '2020 글로벌탑(TOP) 10' 달성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하면서 적절한 인수 대상을 모색했다. 그과정에서 산토스CMI가 매수의사 타진 대상이 됐다. 
 
포스코는 이런 배경을 앞세워 2011년 2월 포스코건설을 통해 산토스CMI 지분 70%을 236억7400만원에 인수한 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2014년과 2017년에 각각 25억원과 68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2011년 5월 정준양 전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들은 남미 3개국(칠레·온두라스·에콰도르)을 방문하면서 산토스CMI '포스코패밀리' 출범식을 가졌다. 당시만 해도 포스코는 산토스CMI가 향후 브라질 및 멕시코 등지에서 플랜트 사업 진출시 현지 시공업체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불과 5년만인 2017년, 산토스CMI는 계속되는 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60억원이라는 헐값에 매각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기업의 가치 평가 특히 미래 가치 추정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입수 자료 등에 따르면, 산토스CMI 인수는 단순 '헐값 매각 논란'에 그치지 않고, M&A 과정 전체가 객관적 자료에 기반해 신중히 추진되지 못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인수 5개월만에 자본잠식? 정준양, 왜 브레이크 안 걸었나
 
기업 인수 타당성 여부는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경영 판단에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포스코는 산토스CMI M&A에 있어 이런 기본 원칙을 배제하고 대단히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2010년 11월24일 작성된 이사회보고서(경영기획본부 미래전략그룹 작성)에는 여러 곳에서 현지 환경이나 복잡한 재무 구조와 회계리스크, 그리고 자금유동성 등 적지 않은 부실 가능성이 언급됐다. 사진은 이사회보고서 6페이지. ⓒ 프라임경제


① 2010년 11월24일 '이사회 보고서(경영기획본부 미래전략 그룹 작성)
    2010년 11월22일 Aurora' 프로젝트(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 작성)

2010년 11월24일자 이사회 보고서 내용 중 기업 구조 및 인수대상은 자세한 설명은 빠진 채 한 페이지로 설명하는 것으로 그쳤으며, 하물며 EPC에쿼티스 재무자료는 이사회 보고서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첫째, 해당 보고서는 산토스CMI의 매입기준가를 9000만~1억2000만달러(100% 지분 인수 기준)로 너무 높게 잡았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선 보고서 여러 곳에서 현지 환경이나 복잡한 재무 구조와 회계리스크, 그리고 자금유동성 등 적지 않은 부실 가능성이 언급됐다. 
 
둘째, 자문사 선정(2010년 8월25일)부터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2010년 11월26일)까지 불과 3개월 만에 이뤄졌다는 점도 처리의 완벽성에는 장애물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평가방법을 총 4가지(EBITDA와 PER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것 포함 총 6가지) 동원해 인수가격을 매겼는데, 그 범위가 대단히 넓어 투자 불안정성이 높다. 
 
포스코 측에서는 적정가(100% 지분 기준)를 현금흐름 할인법으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몇 가지 할인율과 추정치를 넣어 계산하는 이 방식은 급격히 자본잠식으로 빠져든 이 회사의 속사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인수보증조항 인수금액 10%는 에스크로(Escrow: 어떤 조건이 성립될 때까지 제3자에게 보관하는 조건부 날인 증서) 계좌에 보관해 향후 조정시 차감한다고 명시됐다. 하지만 정작 차감 행위는 없었다. 여기에 거래 완료(Deal Closing) 후 자본잠식에 대한 사항이 발생했지만 질권 설정된 주식에 대한 어떤 배상이나 책임도 요구하지 않고 매각했다. 

▲산토스CMI의 자본잠식 관련 보고서가 2011년 2월 거래 완료 후 5개월이 지나지 안은 시점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사진은 2011년 8월2일 작성된 Santos CMI 경영실적 개선방안 11페이지. ⓒ 프라임경제


② 2011년 7월13일 '일부 자회사 자본잠식 해소 방안'
    2011년 9월20일 '자본잠식법인 검토 V201'(포스코 경영전략2실 작성)
 
인수 이후 작성된 두 문건에는 산토스CMI 자본잠식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이는 현지실사가 이뤄진 후 2011년 2월 거래 완료된 산토스CMI에 대해 5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에서 인수 타진 단계 부실 실사와 경영진 의지에 의해 M&A가 이뤄졌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2012년 1월5일 작성된 '산토스CMI현황 임원보고'에는 수주 및 매출, 손익 부분이 이사회보고자료와 다르게 기재됐다. 사진은 2012년 1월5일 글로벌마케팅실에서 작성한 'Santos CMI 현황' 임원보고 최종본. ⓒ 프라임경제


③ 2011년 8월2일 '산토스CMI 경영실적 개선(S.CMI 사업협력단 작성)'
    2012년 1월5일 '산토스CMI 현황 임원보고(글로벌마케팅실 작성)'
 
무엇보다 위의 이사회 보고자료(①)와 달리, 두 문건 내 수주 및 매출, 손익 부분이 다르게 적용된 ③문서도 눈길을 끈다. 최종 인수 후 4~5개월 만에 부실이 드러났음에도 이사회에 보고된 손실처리 방안도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결국 포스코 당시 수뇌부가 의지를 갖고 무리수를 뒀거나 자원외교 동참 필요로 ‘억지춘양’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 차원 추진된 M&A…'제왕적 권력' 행사하며 진두지휘
 
포스코 측은 산토스CMI 인수 관련 상황에 대해 "산토스CMI는 포스코건설에서 매입한 회사"라며 "포스코건설 쪽에 확인하는 것이 맞다"며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2011년 4월28일 작성된 5월4~6일 정준양 포스코회장을 비롯한 임원진 방문계획(안)에 따르면 정동화 포스코건설 사장은 4일 패밀리 선포식 이후 귀국한 데 반해 정준양 회장은 산토스CMI CEO에게 직접 전략보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일정계획(안)을 본지에서 편집한 것. = 장귀용 기자


하지만 2011년 4월28일자 '에콰도르 방문 출장안'을 살펴보면, 정 전 회장 등 조인식 참석 명단이 드러난다. 포스코건설이 추진한 M&A라기보다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된 건으로 볼 수 있다. 선포식 후 귀국길에 오른 정동화 포스코건설 사장 등 포스코건설 임원들과는 달리, 정 전 회장은 그 이후에도 산토스CMI CEO 전략보고와 만찬에 참석하는 등 일정을 추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산토스CMI 건'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정우 회장은 산토스CMI가 60억 헐값에 매각되는 시기에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을 총괄하는 가치경영센터장을 지냈다. 해당 사업에 대해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던 만큼 최 회장 역시 부실 인수 논란에서 책임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포스코건설 측은 산토스 M&A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진두지휘를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포스코건설 한 관계자는 "종속 회사 사업에 대해 경영진이 보고를 받고, 사업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니냐"고 되물었다. 또한 "정준양 회장에게 보고가 이뤄졌다면 그것은 당연한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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