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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14년만의 변화, 돌아온 전자 발찌 아닌 전자 팔찌 시대

사회적 낙인 걱정? 스마트워치 시대 맞춰 애초 검토안처럼 변경 논의 필요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0.01.29 09:57:08

[프라임경제] '전자 발찌'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십니까? 주로 성범죄와 연관된, 음습한 이미지가 떠오르게 마련인데요.

이와 관련, 정부에서 전자감시(전자감독) 관련 장치에 변화를 주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됩니다. 주지하다시피 이 물품은 주로 성범죄자 등의 재범 방지를 위한 보호관찰을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꼭 이미 형을 모두 살고 나서 보호관찰을 받아야 하는 성범죄자만 이 물품을 착용하는 건 아닙니다. 이미 구속됐던 형사사건 피고인, 그러니까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이 중에서 구속을 꼭 하는 게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돼 법원이 중간에 풀어주고 재판을 받게 되는 이에게도 이 전자감독 조건을 달아 보석을 허가하는 경우가 있지요.

그런데 이같은 전자감독 조건부 보석제도가 근래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서, 설왕설래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지난해 수원지방법원이 최초로 '전자장치 부착을 조건으로' 보석 결정을 내린 이후 현재까지 6명이 허가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처음에 보석이 결정되면 감격할 일이겠지만, 좀 지나 생각해 보니(특히 주변 사람의 반응들이) 성폭력·살인·강도·미성년자 악취유인 등 강력범죄자와 동일하게 '전자 발찌'를 차는 건 좀 그렇다, 이건 너무하는 게 아니냐고 생각이 바뀌는 경우가 많았던 모양입니다.

그러다 보니, 법원에선 당연히 제도 활성화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할 수밖에 없고, 또 죄인이든 미결수든 수형자 문제를 총괄 관리해야 하는 법무부 입장에서도 검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모색 끝에 접점이 찾아진 게 바로 보석 허가자에겐 '전자 발찌 아닌 전자 팔찌'를 채우자는 것이라 하는데요. 아마 여기까지만 들으시고도, 아 그러면 스마트워치랑 비슷해 지겠는데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 겁니다. 지금 알려진 바도 스마트워치랑 외형이 비슷할 것 같습니다.

일단 이 대목, 일반인들이 하는 '스마트워치처럼 예쁘게 만들어 보자'는 점을 염두에 두고 아래 제가 드리는 말씀을 따져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애초에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뭔가 형사사법제도가 점차 '서비스' 차원에서 변화하려는 조짐이긴 한데 그 걸음폭이 너무 좁은 게 아닌지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초에 보석 허가자는 미결수 즉 무죄로 추정받는 사람이니 성범죄자 등과 달리 발찌 아닌 팔찌를 차도록 배려한다는 출발점 자체는 나쁘다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껏 여러 범죄자들의 경우에 전자 발찌를 차는 경우 대단히 부정적인 사회 인식에 노출될 우려가 있었던 자체에는 이번에 손질이 되지 않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전자 발찌를 채우는 자체는 확실히 도망을 가거나 특정 구역 예를 들어 성범죄자가 어린 여학생들이 다수 밀집한 구역에 접근한다든지 하는 걸 예방 및 감독하는 데 있습니다. 어떤 망신이나 눈총거리를 옥죄는 게 아니죠. 그런데 이를 망가뜨려 징벌을 받는 다수의 문제적 범죄자들은 전자 발찌가 주는 사회적 역효과와 압박감에 대해 언급한다고 들었습니다.

보석 처리된 이들도 물론 이를 차기 싫겠지만, 현행 제도상 똑같은 전자 발찌를 차는 조건으로라도 보석으로 밖에 나가 재판을 준비하고 다른 볼 일을 보는 것을 감수할 것인지 그냥 보석을 해 주면 모를까, 그런 조건을 달 바엔 그냥 됐다고 거절할지 선택권이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엄격한 법관의 심리로 보석 특혜를 얻는 것인데, 그 조건을 부과받는다고 해서 법리적으로는 문제될 게 없습니다. '사실적 문제'(좀 거칠게 표현해 기분학적 문제라고 할까요?)가 남는 것이라 할 수 있지요.

바로 그 사실적 문제를 푸는 것이라면, 전자 발찌의 부정적 문제를 널리 해결해 주면 더 좋겠는데 왜 굳이 누구는 전자 팔찌, 누구는 전자 발찌로 계속 문제를 끌고 가서 오히려 문제를 미봉책으로 하는지 혹은 더 역효과 내지 절망적으로 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지 그 점이 의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관련 영역만 오래 공부하거나 취재해 보진 않았지만, 제 기억에는 2007년 이 제도와 기기가 처음 연구되고 가다듬어질 때만 해도 전자 발찌가 아닌 전자 팔찌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범죄학이나 교정학을 공부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2007년 당국에서 '특정 성폭력사범 위치추적시스템 구축'을 하는 것이 대단히 혁신적인 보호관찰의 업그레이드가 될 것으로 기대를 했기 때문에 많이 회자됐는데요. 

그해 가을 정부가 견본품을 공개하기도 했던 성범죄자 위치추적 전자장치는 당시만 해도 '일명 전자 팔찌'가 될 것으로 점쳐졌습니다. 법무부가 이 사업을 삼성SDS(018260) 컨소시엄에 맡길 것으로 최종 선정하고 공식 운영 시기를 가늠하기도 했었죠.

그러나 이후 전자 팔찌는 결국에는 전자 발찌가 됐고 당초의 문제 의식은 그게 아니었으나, 사회적 낙인 내지 조롱의 대상이 됐지요. 결국 유사한 관리를 받아야 하는 이들 사이에서도 난 아직 미결수이니 죽어도 성범죄자들처럼 전자 발찌는 못 차겠다, 그럼 전자 팔찌를 만들어 줄까로 문제가 잠복해 있다가 재발하는 것 같습니다.

일을 조금씩 개선해 보려는 담당 부처 등 여러분들께는 좀 죄송한 말씀이지만 누구에는 좀 달리 기기를 부착해서 일부라도 문제를 해소해 주자고만 접근할 게 아니라는 논의는 스마트워치가 그렇게 발달한 오늘날 이제 시작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햇수로 14년 전'인 2007년엔 너무 일렀을지 몰라도, 전자 팔찌를 일반인들도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워치 시대가 열린 오늘 날이라면 뭔가 달라도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일반 스마트워치처럼 만들어 주려는 노력(기기가 어떤 사회적 낙인이 안 되게끔 배려할 노력)을 할 정도의 감수성이 있는 정부라면, 이 전자 발찌 자체를 이제 좀 전반적으로 수술하는 것도 고려하면 어떨까 하는 논의를 시작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침 우리 나라는 스마트폰 및 관련 웨어러블기기 등의 세계적 강국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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