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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해성 높은데 효과는 물음표"...코로나19 소독제 지침 미비

환경부 승인 '4급암모늄화합물' 방역소독제 논란···전문가 "격리·폐쇄 잘했지만, 방역소독 부끄러워"

김화평 기자 | khp@newsprime.co.kr | 2020.05.08 20:50:30

[프라임경제] 최근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4급암모늄화학물'의 공중살포 유해성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소독제가 정작 목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멸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연구 자료와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프라임경제는 앞서 보도를 통해 코로나19 방역 작업에 사용되는 4급암모늄화합물 소독제의 유해성과 무분별한 사용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이후 취재 과정 중 "해당 소독제가 인체 유해성은 매우 높지만, 반면 바이러스 사멸 효과는 미비하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나온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결과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첨가물포장과가 지난 2010년 12월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으로, '사용시간 및 온도조건 변화에 따른 살균소독제의 유효성'이라는 제목이다. 

논문에서는 "4급암모늄계 살균소독제는 계면활성제로서 세척효과는 있지만, 효모·곰팡이·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효과가 적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살균소독제의 접촉온도 및 시간은 살균효과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며, 살균소독제의 처리온도·사용시간 등이 규정된 시험조건과 다를 경우 살균효과가 과대 또는 과소평가돼 오사용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에서 출판한 저서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소독과 멸균'(2001년 현문사 발행)에서도 △소독제 농도 △미생물 오염 종류와 농도 △표면 세척 △접촉 시간 △주의 환경이나 사용하는 용매의 물리적·화학적 요인 등에 따라 소독제 효과에 큰 차이가 있다고 꼬집었다. 

제대로 된 방법으로 소독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기대효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익명을 요구한 방역전문가 A씨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랫동안 국·내외 감염병·소독제 관련 자료를 수집한 결과, 4급암모늄화합물은 일반세균에는 효과가 있지만, 포자·곰팡이·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본지에 제보한 방역전문가 A씨는 지난 3월11일 국민신문고에 전문가 의견을 담아서 민원 신청을 했지만, 보건복지부는 처리예정일이었던 3월19일을 넘긴 지금까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 김화평 기자



이와 관련 A씨는 "질병관리본부에 종결소독방법에 대해 전화로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고, 국민신문고에도 질의했지만 성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환경부에서 소독제 제품 목록을 공개했지만, 소독제마다 효과가 모두 달라서 어떤 바이러스에 얼마의 시간을 들이면 살균되는지 자세히 알려줘야 국민과 방역업체에서 비교 후 사용하는데 그런 내용이 없어서 민간업체로 문의가 쏟아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구체적인 사용방법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지자체가 드론을 활용해 소독제를 공중살포 했고, 일반인들에게 방역·소독장비를 무상대여 하면서 오남용 우려가 높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소독장비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 방역업체도 용법을 헷갈려하는 마당이라 제대로 된 교육이 실시됐는지 의문이라는 게 방역전문가들의 우려다. 

◆전문가 "격리·폐쇄 잘했지만, 방역소독은 부끄러운 현실"

전문가들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 소독제 용법에 관한 정보와 바이러스 사멸 효과를 정리해 발표하듯 정부에서 더욱 세부적인 지침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허가번호·제품명·사용처(병원·기관·주거지 등)·접촉시간·사용효과 등이 명시돼 있다. = 김화평 기자



이러한 세부지침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질병관리본부 조직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이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2015년 메르스 때 민관대책위에 참여했던 김홍빈 서울대학교 교수는 2월15일 언론매체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메르스 사태가 끝난 뒤 주로 의사 출신 공무원들이 징계를 많이 받으면서 중간 허리가 다 끊겨버렸다. 공무원들이 부서를 자주 이동하니까 전문성도 쌓이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전문가로 꼽히고, 일부 전문가들이 힘을 보태고 있지만 상황을 이끌어 나가기에는 그 수가 적어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 인력 부족은 코로나19가 확산된 3월 말에 이르러서야 관련 대응지침과 대국민홍보를 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질병관리본부는 대응지침이 부재하다는 언론의 지적이 있은 뒤인 4월2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지침 지자체용(7-4판)과 집단시설·다중이용시설 소독안내(3-1판)를 고시했다.

결국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20일 이후 약 75일간 소독제 유해성에 대한 면밀한 주의 없이 대응해 온 셈이다.

한국방역협회 관계자는 "해외 여러 나라에서 우리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칭찬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완벽했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소독제가 인체 유해성이 강한 만큼 사용량과 접촉 시간, 효과 등에 대해서 세밀한 지침을 마련한 후 고시해야 했다"고 말했다. 

질본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급하게 소독제품을 발표했고,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지침은 추후에 추가하는 대응방식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

따라서 소독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 예방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된 것. 자칫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유다.

한 방역전문가는 "우리 정부가 확진자 격리와 폐쇄는 잘했지만 방역소독은 제대로 못해서 부끄럽다. 그나마 격리와 폐쇄를 잘해서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최근 손소독까지 문제···9년 전에도 소독약 속여 팔아

한편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개인위생이 강조되면서 손소독제 수요가 많은 가운데, 한국소비자원은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 및 살균제(살생물제품)를 인체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손소독제처럼 표시해 판매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4월28일 밝혔다.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는 식품조리기구·용기·포장의 살균·소독에 사용하고, 살균제는 생활공간의 살균·소독을 위해 사용하는 제품으로 인체에 직접 사용할 수 없다. 

게다가 손소독제는 의약외품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허가를 받지 않았음에도 살균·소독 효과가 있는 것처럼 표시한 제품도 다수 발견됐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 쇼핑몰에 판매한 총 17개 제품(612건)에 대해 표시개선·판매중단 조치를 내렸다. 

약 9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2011년 3월 독성물질인 메탄올을 불법으로 인체용 소독약에 섞은 뒤 에탄올과 정제수로만 만든 것처럼 허위로 표시해 전국 병의원에 판매한 혐의로 한 제약사 대표가 구속됐다.  

그때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쳤으면 지금의 손소독제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소독제와 관련된 모든 논란을 확실히 매듭짓고 넘어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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